언론 속 알맹상점

[언론보도] [서울시NPO지원센터] 파트너 인터뷰 #7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

2020/08/10


알맹상점은 잘 재활용되지 않는 작은 플라스틱, 원두가루, 우유팩, 실리콘 등을 모아 재활용하는 우리동네 커뮤니티 회수센터를 운영합니다. 바로 서울시 NPO지원센터의 지원으로 도장 12개를 찍으면 선물이 나간답니다.

이번에 서울시 NPO지원센터와 알맹상점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셀프 그린뉴딜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마을에서 제로 웨이스트로 커뮤니티 활동도 하고 쓰레기도 줄이고 작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요?


알맹상점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목표를 담은 인터뷰를 공유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snpo2013/222056220661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 전통시장의 수많은 검정 비닐봉지들을 대체할 장바구니 대여 캠페인으로 시작한 알맹 망원시장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는 망원시장에서 취급하지 않는 공산품을 리필할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으로 확대되었고, 폐기물을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우리동네 자원순환 ‘알맹 커뮤니티 회수센터’의 역할도 톡톡히 감당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호모쓰레기쿠스’라고 소개하는 알맹상점 고금숙 대표의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까요?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쓰레기를 덕질하는 ‘환경덕후’ 고금숙입니다. 환경 단체에서 근무하면서 유해화학물질 반대 운동을 해왔는데, 유해화학물질이 플라스틱에서 많이 나오거든요. 자연스레 플라스틱에 관심이 많아졌고, 쓰레기에 대한 관심도 커질 수밖에 없었어요. 단체를 옮기면서 주3일 일하게 되었고, 동네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거주하는 곳을 기반으로 대안을 만드는 활동과 유해화학물질을 반대하는 제도적 활동 등 N잡러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어떤 형태, 내용의 활동이든 계속해서 환경 활동을 해오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를 ‘호모쓰레기쿠스’라고 표현합니다. 어디서든 쓰레기를 발견하면 그게 눈에 밟히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에요(하하).


Q. ‘알맹’이라는 이름이 참 직관적이면서도 기억에 남는데요, 구체적으로 알맹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처음 상점을 시작할 때 ‘플라워(플라스틱과의 전쟁)’ 등 이름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어요.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한글의 느낌을 살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라는 의미를 담아 ‘알맹 망원시장 프로젝트’로 결정되었어요.


Q. 알맹에서 진행하고 계시는 사업,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대형마트 같은 곳에서는 비닐 사용에 대한 규제가 있어서, 비닐 사용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 망원동의 망원 시장은 검은 비닐봉지가 시장 상징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비닐 사용량이 많아요. 그걸 보면서 대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장바구니를 모아서 장바구니를 대여하고 용기를 가져가는 사람들에게 지역화폐로 인센티브를 주는 캠페인을 20명과 시작을 했어요.

캠페인을 2년 여 진행하면서 시장 볼 때 용기를 들고 가면 상인들이 귀찮아하셨어요. 진상 손님 취급을 받기도 하고요. 근데 사실 재료를 포장 없이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 건 전통시장밖에 없거든요. 가장 무궁무진하게 플라스틱프리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인데, 상인들이 싫어하니까 이런 생각을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용기를 받아줄만한 가게를 찾아다니면서 계속 설득하고 독려했어요. 이렇게 망원시장에서 용기를 사용하는 문화를 만들었고, 지금은 망원시장에서 2000원짜리 닭강정을 먹을 때도 용기를 내밀면 당연하게 용기에 담아주세요. 많은 분들이 끊임없이 용기를 사용하시고, 쓰레기 대란이 이슈가 되면서 ‘나는 못해도 좋은 행동이지’라고 생각해 주시는 상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시장 내 플라스틱 사용 금지’라는 제도적 장치 없이 만들어낸 변화인거죠.



진행하다 보니, 망원 시장에서 판매되는 먹거리가 아닌 일반 슈퍼에서 판매되는 샴푸나 세제 같은 공산품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그럼 우리가 이것들을 리필 할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만든 게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이에요. 망원시장에서 도보 7분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요.

망원시장에 갈 때 용기라든지 장바구니를 빌리고 싶으신 분들은 알맹상점에 오셔서 빌려 가실 수 있어요. 오시면 저희가 망원시장 지도를 드려요. 마늘을 포장지에 싸놓지 않은 가게, 폐식용유 비누를 그대로 살 수 있는 가게, 두부를 그대로 담아주는 가게 등을 표시해 놓은 지도에요. 저희는 망원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농산물은 판매하지 않아요. 저희 원칙 첫 번째가 ‘망원시장에서 포장 없이 살 수 있는 것들은 판매하지 않는다’ 이거든요. 두 번째는 ‘망원시장에서 취급하지 않는 공산품 리필을 한다’ 에요. 세 번째는 ‘망원시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템페(콩을 발효시켜 만든 고단백 음식)같은 비건 음식은 음식물이어도 공동구매 형식으로 판매한다’ 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주로 하는 활동은 화장품, 세제 등을 벌크 형태로 들여와서 방문자들이 가져오신 용기, 혹은 판매하는 유리용기에 담아 가게 하는 것과 리필데이를 만들어서 망원시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식재료를 공동구매해서 각자 용기에 담아가게 하는 것, 그리고 장바구니, 용기를 대여해 드리는 것입니다.


벌크로 사와서 조금씩 다회용 용기에 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하다 보니, 벌크를 들여오는 유통 과정에서도 각종 포장 쓰레기들이 발생하더라고요. 그래서 거래하는 기업들에 직접 전화로 개별 포장을 하지 말아달라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에요. 알맹상점을 찾아주시는 고객들은 물건의 개별포장이 없다고 해서 배척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부터 개별 포장 공정을 제외하기 위한 최소 구매 수량을 협상하는 일까지 거래 업체들과 하나하나의 과정들을 거쳐 유통 쓰레기를 최소화하면서 함께 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거래처를 뚫는다는 표현을 쓰죠. 저희가 원하는 조건들에 맞게 거래처를 뚫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저희와 같은 상점을 운영하기 원하시는 개인들이 있는데,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경험들을 공유해서, 소위 ‘삽질’하는 과정을 최소화하셨으면 좋겠다는 게 저희의 계획이자 꿈이에요.


그래서 그분들이 조금 더 수월하게 리필스테이션을 시작할 수 있게 되고, 동네마다 도서관이 있는 것처럼 알맹만 살 수 있는 상점들이 곳곳에 생겨서 어디에 사는 누구든 자전거를 타고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저희가 하는 활동에 공감해주시고 동참해주고자 하는 분들이 멀리 중랑구에서도 2L짜리 통을 끙끙 밀고 알맹상점을 찾아주실 때마다 그런 생각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Q. 처음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와 실제 사업을 진행하면서 바뀌어 나간 부분이 있으신가요?


원래 저희가 커뮤니티 회수센터를 할 때 폐기물 전체를 분류하여 회수하고 싶었어요. 일본을 보면 폐기물을 24개로 분류해서 회수하더라고요. 저희도 그렇게 수거를 해서 동네에 폐기물을 회수하시는 분들께 연계를 하고 싶었어요. 새벽 일찍 리어카를 끌고 곳곳을 돌아다니시면서 회수를 하시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 저희 상점에 이미 선별하여 분류되어 있는 폐기물을 드리는 거죠.





근데 그게 공간이 너무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작은 것부터 회수를 시작하고 있어요. 우유팩이나 병뚜껑들을 받아서 우유팩으로는 화장지를, 병뚜껑으로는 치약짜개를, 커피가루로는 화분을 만들고 있어요.


회수센터로 병뚜껑이나 우유팩 같이 작아서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을 모아서 가지고 오시면 도장을 찍어드리고, 도장을 모으면 저희 상점에 있는 물건을 리워드로 드리고 있어요. 사실 이건 철저히 비영리적인 활동으로 돈이 되는 일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장바구니 빌리러 오셨다가 회수센터에 폐기물도 놓고 가시고, 재활용 상품들도 구경하시고, 리필스테이션에서 리필도 해가시는 등 알맹상점에 오시는 분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시고, 언제든 오실 수 있는 참새 방앗간 역할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어요

.

공간만 조금 더 넓어지면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더 많은 종류의 폐기물을 모아서 1차 회수자와 연계하고 싶어요.


Q. 알맹의 사업, 활동들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비전이 궁금합니다. 알맹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계속 진행된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게 될까요?


사실 쓰레기 문제는 개인의 플라스틱 소비보다 산업체계가 더 큰 원인이에요. 전체 쓰레기 중 약 20%만 생활폐기물이거든요. 사실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건 아니죠. 하지만 폐기물 배출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고 목소리를 더하는 개인들이 많아질수록 제도가 만들어질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는 거죠. 유통 상의 쓰레기를 줄이고, 리필이 자연스러운 문화를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알맹상점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요.



Q.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하고 계시고, 남은 기간 어떻게 진행하실 예정인가요? 혹은 기대하고 계신 바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1차 회수자인 폐지를 수거하시는 분들께 회수할 때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든지, 사람들이 분리수거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직접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어요. 이 콘텐츠로 사람들에게 어떻게 폐기물 분리 배출 방법을 알리고, 돈이 될 수 있는 폐기물들을 이분들에게 기부하는 방식으로 넘겨 드리는 것이 아직은 좀 먼 꿈이에요. 일단은 이분들을 인터뷰해서 분리배출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고 알루미늄처럼 가장 돈이 되는 자원 하나라도 연계해서 드릴 수 있을지 알아보려고 해요. 그리고 우유팩을 회수하는 광주의 카페라떼 클럽 등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회수센터들의 인터뷰사례집 제작을 하반기에 계획하고 있어요.



Q. 올해 2020 NPO 파트너 페어에 부스로도 참가하게 되었는데, 어떤 기대감이 있으신가요?


저희가 하는 활동에 관심이 있는 개인, 단체 등을 만나서 하고 있는 사업의 플러스, 마이너스를 공유하고 싶어요.


리필스테이션에 배치할 샴푸 벌크통은 어디서 구매해야 하는지, 또 그 벌크통에 적합한 밸브는 무엇인지 등 자잘하지만 이런 정보가 없다면 전부 다 실험 비용이 들어가는 일들이거든요. 자잘한 정보부터 저희의 경험들, 무엇이 힘든지, 무엇이 좋은지 등 함께 공유해서 사시는 동네를 기반으로 작게라도 상점을 시작하실 수 있도록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고자 해요.


지금도 사실 문의는 많이 주고 계시는데, 저희도 아직은 과정 가운데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적으로 지속가능한지는 아직 알 수 없어요.


아직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저희가 하는 이 활동을 ‘셀프 그린 뉴딜’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IMF 당시 탄소발자국이 14% 감소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에요. 코로나19 상황으로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지만 자연은 살아나고 있잖아요.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돈이 되는 일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일이고, 따라서 경제가 살아날수록 자연은 죽어갈 수밖에 없다는 게 지론이죠. 


이런 관점에서 ‘환경을 하면 돈을 못 번다’는 건 사실 공식 같은 거였어요. 이 체계를 바꾸자는 것이 그린뉴딜이에요. 이 둘의 성장을 함께 가져갈 수 있게 하는 것 즉, 경제도 살아나는 동시에 자연도 회복되는 것이죠. 활동을 하는 개인의 관점에서는 환경을 위한 일을 하면서도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을 때 ‘셀프그린뉴딜’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돈을 벌고 싶어요. 이 일이 자기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이 되고, 이 모델이 곳곳에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Q. 2020 NPO 파트너 페어에서 오시는 많은 공익 활동가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활동가로서 단체에 소속되어 다양한 환경 활동을 해 온 지난 13년간의 경험에 따르면, 어떤 단체에 있든 공익 활동을 하는 것은 즐겁고도 힘든 일이 아닐까 해요. 이 일이 지속가능하려면 스스로를 돌보면서 지치지 않고 공익활동 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물론 사회구조적인 개선도 필요하지만 이 길을 찾는 것은 개인에게도 달려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갉아먹지 않는 자신의 길을 따라 공익활동을 이어나가고 계시는 분들 모두를 응원합니다 :)


[출처] [2020 NPO 파트너 페어] 파트너 인터뷰 #7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 알맹상점|작성자 서울시NPO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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